노화 속도보다 근력 저하가 빠르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활동량이 줄어들고, 체력도 눈에 띄게 떨어지며 근육량은 급격히 감소합니다. 이로 인해 낙상 위험과 골절 가능성은 높아지고, 일상생활 자립도는 낮아지게 되죠.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러한 노화의 흐름에 맞서는 매우 독특한 운동 트렌드가 번지고 있습니다. 바로 ‘슬로 스트렝스 트레이닝(Slow Strength Training, SST)’입니다.
단 20분, 일주일 한 번… 고강도 근력 운동의 반전
SST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아주 천천히, 그러나 근육의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고강도 운동 프로그램입니다. 운동 시간은 단 20분에 불과하지만, 그 강도는 일반적인 운동보다 훨씬 높아 한 번 운동 후에는 5~7일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미국의 여러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SST 전용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특히 시니어 계층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LA의 피트니스센터 ‘더 스트렝스 샵(The Strength Shoppe)’의 멜린다 휴즈 대표는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짧지만 강력한 운동이 오히려 노년층의 신체 회복과 안정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왜 ‘느린’ 운동인가? SST의 핵심 원리
SST는 웨이트 기구를 천천히 움직이며 동작의 끝에서 끝까지를 최대한 활용합니다. 즉, 반복 횟수보다 동작의 정밀성과 근육에 주는 자극의 깊이를 중시하는 방식입니다. 운동 기구 역시 의료 재활센터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유사한 것을 사용해 부상의 위험을 줄이고, 운동 효과는 극대화합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리프팅 언틸 페일리어(lifting until failure)’ 개념입니다. 이는 말 그대로 “더 이상 들어 올릴 수 없을 때까지” 운동을 계속한 뒤, 마지막 10초간 그 자세를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근육에 강한 자극을 주어 근력 증가와 낙상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소음 없는 운동 환경… 집중력 극대화
SST가 시행되는 운동 공간은 일반 헬스장과 매우 다릅니다. 음악, TV, 영상 모니터 같은 ‘외부 자극’ 요소가 없고, 조용한 공간에서 트레이너의 지도에만 집중합니다. 이는 특히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운 노년층에게 효과적인 트레이닝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노화 전문가들이 말하는 SST의 가치
터프츠대학교 노화전문가 로저 필딩 교수는 “느린 저항 운동은 고령자의 근력을 향상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SST를 포함한 근력 운동을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면 운동 효과가 배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걷기, 수영, 테니스처럼 비교적 가벼운 활동과 SST 같은 고강도 근육 운동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건강한 노화를 위한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넘어지지 않는 몸만들기… SST의 진짜 목적
SST의 진짜 목적은 단순한 근육량 증가가 아닙니다. 낙상 예방, 골절 방지, 일상 활동 유지가 핵심입니다. 강해진 근육은 균형감을 높이고 넘어짐을 방지해 노년의 삶의 질을 높입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낙상은 사망 위험률까지 높이는 중요한 문제이기에 SST의 사회적 가치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시니어 건강 프로그램에도 도입할 수 있을까?
미국에서 확산 중인 SST는 분명 한국의 고령화 사회에서도 필요성이 큰 트렌드입니다. 정형화된 실버 요가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넘어, 보다 실질적 근력 강화를 돕는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보건소, 노인복지센터 등을 중심으로 SST를 국내 맞춤형으로 개발해 도입한다면, 고령층의 건강관리 수준은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